인권단체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2004년 8월 12일자로 “농성 50일째를 넘긴 정립회관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내용을 보면, 연석회의가  실재의 사실(fact)에 근거하지 않고,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근거하여 사태를 바라보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나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2004년 7월 1일자로 단행된 정립회관의 관장 임용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며, 어느 누구도 이를 불법이라고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합법적인 행위에 대해, 소위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정립지부(이하 노조)” 만이 그들의 요구와 희망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부인하고, 불법과 폭력을 동원하여 당 협회의 법인 사무실과 당 협회가 설치 운영하는 장애인 이용시설인 정립회관의 사무실을 점거하였고, 이에 사무실을 탈취당한 직원들이 자신들의 사무공간을 되찾으려는 자구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게 된 사실이 있다.

  이런 상황에 있어, 연석회의는 폭력행위로 타인이 소유 관리 하는 사무공간을 강취 점거한 소위 공대위와 노조의 행동에 동의한다는 것인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와 인권의 기본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사리에 합당하지도 않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폭력을 자행하는 자들의 행위에 지지를 표명한다는 말인지 묻고 싶다.

  연석회의는 “폭력사태 종식하고 대화로 해결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 촉구는 누구에 대한 촉구인가?  소위 공대위와 노조의 폭력은 눈감고 정립회관 시설 이용 회원이나 정립회관의 대다수 직원의 자위적인 행위를 폭력으로 본다는 말인가?  진정 대화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면, 아직도 사무실을 점거한 채로 있는 불법적인 폭력사태를 먼저 끊으라 하는 촉구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러한 소위 공대위와 노조의 불법과 폭력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고 있으면서, 합법적인 결정을 내린 한국소아마비협회와 정립회관 시설 이용자나 정립회관의 선량한 대다수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대화해결을 촉구하는 연석회의의 성명은, 한쪽의 주장만을 관철시키기 위한 편향된 입장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상기 연석회의 입장 발표 문건의 내용은 사실을 잘못 인식한데 연유하는 것이어서 이에 대하여 적절한 해명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 본 협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한다.

1. 사태를 보는 편향된 시각에 관하여

  인권단체들은 모든 인간은 똑 같은 권리를 갖고 있으며 이와 같은 권리는 모두 똑같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입각하여야 한다고 본다. 특정한 사람의 힘에 의하여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현재 소위 공대위와 노조는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정립회관을 이용하는 많은 장애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심지어 관장의 가정집과 교회에까지 쫓아가서 고통을 주고 있다. 농성을 하는 장애인에게 전동휠체어를 반납하라고 했다며, 없는 말을 만들어 내거나, 혹은 소화기를 뿌려댄 것은 자신들이면서, 오히려 소화기를 사용한 적도 없는 사측이 중증장애인들을 향해 소화기를 뿌렸다고 거꾸로 뒤집어씌우는 일 등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인권단체에서는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하여 관련자들의 진술을 들어보는 등 간단한 사실조사나마 해본일이 있는지 묻고 싶다. 오직 장애인을 위한 사업에 성심성의를 다하고자 하는 대다수 직원들이 사무실을 빼앗겨 개인의 기물을 강취 당한 채 겪는 고통을 헤아려 보았는가? 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진행해야할 사무실을 강탈하고 직원들의 일할 권리를 빼앗는 행동들이 과연 인권적인가? 인권단체들은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의사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또 주장이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이 사태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2. 우리 협회와 정립회관은 대화보다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려한 적이 없으며, 폭력적인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쪽은 소위 공대위와 노조이다.

  연석회의는 상기 문건을 발표하면서, “한국소아마비협회와 정립회관이 대화보다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현 사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하고 있는 바,

그 근거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그동안 현 사태를 인내심을 갖고 대화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소위 공대위와 노조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우리의 해결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만의 비합리적인 주장만을 내세우며 대화를 결렬시켜왔으며, 오히려 마치 우리가 대화를 거부하여 해결이 안 되는 것처럼 책임을 거꾸로 뒤집어 씌워왔다. 이에 연석회의는 사실 확인도 없이 불법 점거농성자들의 입장에 동조하여 상기 문건을 발표한 데에 대해 깊은 유감을 금할 수 없다.

  오히려 폭력을 자행하고 조장하는 쪽은 공대위측이다. 점거농성자들은 ①지난 7월 5일에 당 협회 법인 사무실에 근무하는 공익요원의 열쇠를 빼앗고 협박하여 내쫓은 후 사무실을 점거하였고, ②7월 22일에는 점거농성자들 중 J모씨가 체육관의 유리문을 부수고 다른 점거농성자들과 함께 체육관에 침입하였으며, ③점거농성자들이 직원을 집단폭행하여 상해를 입혔다. ④같은 날 점거농성자 K모씨는 장애인 직원을 전동휠체어로 들이받았고, ⑤점거농성자 Y모씨는 여직원의 캠코더를 빼앗아 부수고 그 과정에서 여직원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했으며, ⑥점거농성자 L모씨는 전동스쿠터로 상담실의 목재 문짝을 들이 받아 부서트리기도 했다. 또 ⑦8월 10일 점거농성자 K모씨는 항의방문한 직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직원들을 다시 전동휠체어로 들이받았고, ⑧L모씨는 장애인 직원과 장애인 이용자를 전동스쿠터로 들이받아서 상해를 입혔다. ⑨또 K모씨는 8월 11일에도 철제의자에 앉아있는 여직원의 등 뒤 쪽에서, 전동휠체어로 전속력으로 달려와 들이받아서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⑩때로는 20대 정도의 나이어린 점거농성자가, 자신의 할아버지, 아버지뻘이나 되는 이용 장애어르신들에게 욕을 해대는 언어폭력을 서슴지 않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일일이 열거하지 못한 숫한 폭력들이 소위 공대위와 노조에 의해 자행되어오고 있음을 연석회의에서는 알고나 있는지, 알고 있다면 그러한 폭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러나 소위 공대위와 노조는 자신들이 자행한 폭력은 숨겨두고, 정립회관이나 이용자들의 행동을 확대 왜곡하여 널리 홍보하여왔고, 그러한 왜곡된 정보들만 일반시민들이 현 사태를 판단하는 근거자료로 쓰여 왔던 것이 사실이며, 그중에는 왜곡하다 못해 상황을 거꾸로 뒤집어씌우는 경우도 많았다.

  ①8월 10일에 K모씨는 자신의 전동휠체어로 타인을 공격하는 것을 말리려는 여직원의 행동을, 거꾸로 그 여직원이 자신의 멱살을 잡았다고 뒤집어씌우기도 했고, ②다음날 K씨는 앉아있는 여직원을 등 뒤에서 들이 받는 등의 상해를 가해 놓고서는 자신이 직원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얘기하기도 했으며, ③8월 10일에 점거단 측이 이용 장애회원들과 직원들을 향해 소화기를 뿌려대고서는, 정립회관 직원들이 중증장애인들을 향해 소화기를 뿌렸다고 홍보하였던 것들도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몇 차례에 걸쳐서 점거농성자들과 항의방문단 측의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지만, 이는 불법으로 점거된 사무실을 원상으로 되돌릴 것을 정당하게 요구하고 우리의 사무실을 찾겠다는 자구적인 행동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생긴 일이며, 우리가 폭력으로 사태를 해결하려했던 일은 없었다. 자신이 일하는 사무실로 들어가려는 행동은 정당한 행위 아닌가? 하지만 점거농성자들은 마치 우리가 폭력배를 동원, 또는 사주하여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폭력적인 방법으로 현 사태를 해결하려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두 달 이상 불법 점거를 하고 있는 소위 공대위와 노조인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사무실 점거, 업무방해, 직원들의 근무공간 탈취, 일할 권리 침해, 장애인들의 시설이용권리 침해 등과 같은 불법과 폭력을 통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에 대해 연석회의가 일언반구도 언급하고 있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연석회의가 “폭력이 아닌 대화”를 권유하고자 한다면, 먼저 점거단 측에 불법적인 점거농성을 풀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3. 관장의 계약직 임용에 대하여

  연석회의는 관장의 계약직 임용이 전임 이완수 관장에 대한 특혜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인권단체 연석회의가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장애인 이용시설의 직원인사에 관하여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장애인 이용시설의 운영권한과 직원의 인사권한은 운영법인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이며 그 임용에 있어 대상자의 적절성 여부의 판단도 법인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것이다.

   이완수 관장의 재임기간이 11년간의 장기 재임이었다는 부분과 관련하여, 2004년 6월 30일까지 전 관장의 재임기간이 단기였는가, 혹은 장기였는가의 문제는 금번 2004년 7월 1일자 관장의 선임의 적절성 여부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시설장은 그 사람의 자질과 능력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현재의 시점에서 시설에 유익하고 기여하는 바가 있을 지를 봐야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오랫동안 재직했다는 것이 결격사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장기재직은 계약직 임용에 있어 오히려 긍정적 요건은 될 수 있을 지라도 부정적 요건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복지시설의 장 자리를 무슨 배급하듯이 돌려가며 순번대로 하여야 하는 자리로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생각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적어도 복지시설의 장은 사회봉사 정신의 투철성과 전문적 경륜이 요구되는 자리라 할 것이다.

  관장의 재임에 반대하는 장애인과 노조원들의 요구가 있었다는 부분과 관련하여, 관장의 선임을 장애인들과 노조원들의 인기투표로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가 책임을 지고 기관을 운영할 적임자를 선임하는 것이 바른 것이다. 또한 관장의 유임에 반대하는 장애인과 노조원들(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불과)은 소수에 불과하며, 현재 대다수의 장애인들과 비노조직원들은 관장의 선임은 이사회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나 보건복지부 공개채용 등의 시대분위기에 역행한다는 지적과 관련하여, 시설장은 조직 내부에서 장기간의 경험과 지식을 쌓은 사람 중에서 승진 기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며, 공개채용이란 내부에서 기용할 만한 인재가 없을 경우의 대안으로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지 언제나 공개채용을 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닌 것이다. 시설의 설치와 운영책임을 부담하고 있는 법인이 가장 적절하다고 인정하는 인물을 시설장에 임용하는 것이 합법일 뿐만 아니라 가장 적절한 것이라 할 것이다. 더구나 소위 공대위나 노조의 주장대로 지금 당장 정립회관의 관장을 공개 채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들의 현재의 불법점거를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계약직 채용이 특혜라는 주장과 관련하여, 정년제에서 임기제로 규정을 개정한 것은 연석회의의 입장에도 나와 있듯이 진일보한 규정으로 개정된 것이고, 그 이후 임기제로 선임된 관장은 아직 없으며, 금번 관장 선임은 규정 개정과 상관없이 협회의 필요에 따라 계약직으로 촉탁한 것이다. 규정 개정 이전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사회는 필요에 따라 관장을 계약직으로 선임할 수 있었던 것이며, 관장 선임은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의 책임 하에 능력과 자질을 감안하여 가장 적절한 인물을 결정하는 것이다.

4. 수영장 공사나 행정공백과 관련하여

  수영장 공사 지연의 책임과 관련하여, 연석회의는 전임 관장의 잘못된 업체 선정과 관리 소홀을 들었는데, 본 협회는 수영장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장애인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지만, 전임 관장이 업체를 잘못 선정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하였다고는 보지 않는다.

  수영장 시공업체 선정은 조달청의 업체 선정 기준과 공개입찰방식에 따른 것으로, 261개 업체가 응찰한 가운데, 공정하고 적법하게 선정되었으며, 공사를 관리함에 있어서도, 통상적으로 두는 1인의 감리자 이외에도, 국내 최고권위의 건축컨설팅회사인 “한미파슨스”라는 회사를 감리로 추가하였으며(이 건설 컨설팅회사는 보수를 수령하지 아니하고 무료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공사는 두 개의 기관에서 철저하게 감리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시공업체 측에서는 감리자들의 관리가 너무 철저해 공사를 못하겠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였다.

  시공업체는 공사를 진행하다가 철근 등의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공사대금의 인상을 요구하고 이의 부당함을 지적하자 공사를 중단한 것이다. 따라서 수영장 공사 중단 문제는 전적으로, 계약을 불이행한 시공업자의 책임이지 전임 관장의 책임이 아니며, 당연히 그 책임을 묻는 인사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동안 이러한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전임 관장이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고 판단되었고, 그 판단이 금번 관장 임명의 밑바탕이 되었다. 만약 수영장 건축공사 중단의 문제를 다른 신임 관장이 감당하도록 했다면, 오히려 문제가 된 건축공사를 완성하여야 한다는 부담이 유능한 신임관장을 채용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현재 공사 중단의 문제는 감독관청인 서울시의 처리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행정공백 문제와 관련하여, 기관장과 사무국장을 동시에 교체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인사라고 본다. 2004년 7월 1일자로 신임 사무국장을 선임하였고, 계약직으로 선임된 전임 관장과의 행정공백 없는 인계인수의 과정을 거친다면, 기관의 운영이 추후 임명될 신임 관장으로 매끄럽게 넘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직원을 관리대상으로 억압하고 통제하는 권위주의적 잣대라는 지적과 관련하여, 우리 협회나 정립회관의 관장이 직원을 관리대상으로 억압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오히려 수평적인 조직 구조 하에 자유롭게 직원의 의사를 반영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정립회관은 노력해왔다. 노조의 활동 또한 적법한 범위 안에서 허용하여 왔으며, 오히려 노조원들이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잦았으나, 그동안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고 관대하게 대해왔지만, 이제는 그 도가 지나쳐서 기관의 기강을 해치고 기관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장애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원칙대로 징계를 하게 된 것이다.

5. 노조원의 징계에 관하여

  연석회의가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를 일으킨 노조원들의 징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도록 촉구한 부분에 대하여 본 협회는 사태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연석회의에 대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이 사태가 본 협회 이사회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하였는데, 이는 사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한 것으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소위 공대위라는 일부 장애인들과 노조가 비합리적인 요구를 내세우며 불법으로 회관을 점거하고 본 협회의 이사회의 적법한 결정에 대하여 시비를 건 데에 있는 것이다.

  동료들의 사무실을 불법으로 점거하여 업무를 마비시키고, 기관의 지시를 따르지 아니하고 출근을 거부해온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함에 있어서, 우리는 인내를 갖고 많은 반성의 기회를 주고자 하였다. 노조원들의 행동은 잘못되었지만 중징계까지 가지 않게 하기 위하여 6월 초부터 인사위원회를 한 달 이상이나 계속 연기해왔었고, 여러 차례 소명의 기회와 반성의 기회를 주었으나, 매번 노조원들은 인사위원회에 불참하여 스스로 소명의 기회를 포기하였다. 뿐만 아니라, 반성은 고사하고 점거 농성 장애인들을 동원하여 물리력으로 인사위원회 개최를 방해하고, 인사위원회의 소집 공고문을 찢어버리기도 했으며, 관련 우편물의 수취를 거부하는 등의 행위로 일관하여왔다. 또한 업무를 방해하기 위하여, 업무관련 서류가 저장된 파일서버의 데이터들을 고의로 삭제하는 사이버테러를 자행하고, 불법파업중인 노조원이 담당했던 사업을 임시로 대행하는 직원이, 사업 진행을 위해 이전에 진행된 사항에 대해 질문을 하여도 답변을 거부하며 사업진행을 방해하였다.  정직의 징계를 받은 직원들 또한 현재 기관의 지시를 따르지 아니하고 출근을 거부한 채, 폭력적인 불법 점거와 결코 정당시 될 수 없는 행동들에 계속하여 동참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인내를 하며 반성의 기회를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거부하고 불법행위들을 자행하고 있는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를 없었던 것으로 한다면, 그로 인해 이 사태가 마무리된다고 해도, 앞으로 기관의 운영 규정이나 원칙 등은 지킬 필요도 없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민주를 부르짖으며, 관장이 권위주의적이고 독단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규정과 원칙에 의해 진행되는 징계절차를 관장 마음대로 뒤집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것인가?

  만일 연석회의에게, 문제를 일으킨 노조원들을 어떻게 징계하는 것이 적정한지 의견을 내보라고 한다면,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이처럼 내부 상황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고 향후 발생할 상황에 대한 책임도 없는 외부의 단체가 한 기관의 징계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회사가 직원에게 잘못된 징계를 내린다고 했을 때, 직원들은 그 잘못된 징계를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는 그 잘잘못을 정당하게 따지고 밝혀낼 수 있는 법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만약에 징계가 문제가 있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 인사위원회에 당당하게 참석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노동위원회와 재판절차를 밟아서 법과 절차에 따라 부당함을 밝혀내야 할 것이지, 법과 원칙을 거부하며 사무실 점거를 볼모로 하여 징계를 없애달라며 요구하는 것에 명망 있는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연석회의가 동조할 수 있는 일인가 대단히 실망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6. 이후 사태의 책임에 관하여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보다는 무력과 권력에 의한 탄압으로 점철된다는 부분과 관련하여, 우리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요구에 대해 무력과 권력으로 탄압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정립회관시설 일부를 폭력으로 점거하고 있는 소위 공대위를 자칭 하는 일부 장애인과 정립회관 직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조가 업무를 마비시키기 위해 폭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체력단련실의 이용자나 곰두리봉사회와의 마찰은, 물리적인 힘으로 업무를 마비시키며 장애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점거농성자들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고, 이는 점거농성자들의 사무실 불법점거 때문에 촉발된 상황이므로 점거자들이 책임져야할 일이다. 이들은 정립회관의 사무실과 회관이용회원들의 이용공간을 불법 점거하여 이를 정당하게 사용하려는 회관 직원과 회관시설을 평화롭게 이용하고자 하는 회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와 요구를 폭력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대화를 위해 여러 차례 노력하여 왔지만, 점거농성자들은 우리가 제시하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자신들의 무리한 요구를 앞세워 거부해왔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소위 공대위와 노조는 불법점거라는 상황을 종료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때, 우리 협회에서는 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연석회의가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의 발전을 위한 충정에서 이번 성명서를 발표했던 것으로 믿고 싶고, 그 마음만은 고맙게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우리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사태에 대한 일방적 시각을 버리고 인권보호와 실천이라는 입장에서 모든 행위를 보고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해야할 것이며, 목적을 위한 폭력적 수단에는 일침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인권은 만인의 인권이며, 어떠한 상황과 과정에서도 유보될 수 없는 실천적 명제이다.

2004. 8. 18

한국소아마비협회